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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 쎄르파 (음지의 사람들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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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14기 곽성근
댓글 0건 조회 198회 작성일 07-06-11 15:3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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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월31일 늦은 저녁시간(오후 6시를 넘긴 시간, 이 시간쯤 되면 히말라야엔
해가 져도 한참 전에 졌을 시간에) 한국의 산 싸나이, 엄홍길이 로체사르등정에 성공했다고 한다. 그리곤 증명사진 달랑 한장 찍고 곧바로 하산했다고 하는데 그 깜깜한 한밤에 수직직벽을 네명의 등반대가 서로를 끌고 당기면 내려왔단다. 보통, 정상에 오르면 베이스캠프와 "아, 여기는 정상이다, 오바" 하면
"와~아" 하며 환호도 하고 그러던데, 이들 로체사르 등반대는 그런 것도 없이
그냥 맹숭맹숭 산을 내려 왔단다.

히말라야 14+2완등을 이루어 낸 엄홍길과 그의 등바대원들,
야트막한 집앞 동산을 오를라쳐도 숨이 턱밑에 학학 헐떡거리는 나와 비교하면
그들은 거의 신이다. 엄홍길이 말했다지, 자기는 전생에 산이었을꺼라고.
아, 난 전생에 돌맹이었나?


이번 로체사르 등정에 성공한 4명의 산 싸나이들중엔 쎄르파도 한명
있었다고 한다. 그러나 내가 읽은 중앙일보엔 한국등반대 3명의 이름은
거론되었으나 쎄르파는 그냥 "쎄르파 한명"이었다.

이런 기사를 읽으며, 쎄르파 한명의 이름은 왜 마져 적지를 않았는지 참으로
아쉬웠다. 그도 틀림없이 이름이 있을터인데. 그는 그냥 단순히 "돕기만" 하는 존재라서? 그러나 그도 그 죽음의 로체사르의 수직 직벽을 오르지 않았는가?

세상엔 "쎄르파"가 많다.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, 자신을 드러낼 수 없이,
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, 세상에 자신을 알아 달라고 하지 않는
그런 "쎄르파"가 많다.

그런 "쎄르파"들을 찾아 이름을 찾아주는 일.
우리 그런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?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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